삶의한자락

기축년춘삼원어느날

쌍둥이가족 2009. 4. 27. 11:46

아침 출근길이 완전히 봄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담쟁이들이 신천동로의 왼쪽벽면을 파랗게 칠하기 시작했고, 강건너 개나리들이 노랑의 화사함으로
강바람의 장단에 맞추어 사랑의 손짖을 하고있다.
하얀 속살을 드려내며 힘차게 솟아오르는 분수는, 불경기의 침울함을 냉정히 무시하고 있다.
창문은 넘어드는 봄기운의 따스함이, 나른함의 오후 한때를 마음껏 즐기라고 유혹하고 있다.
모두가 새로운 희망으로 자신감을 회복한다는 봄의 기운이 온세상을 휘감고 있다.
그러나
삶의 현장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은 실의에 빠져버린 절망의 늪들을 쉽게 발견하고 만다.

굳게 닫혀진 3공단의 중소기업들, 가끔씩 들어오는 일을 기다리며, 공장 구석에 모여앉아

담배연기의 위로를 받고 있는 그사람들. 
정부에서는 추경예산을 23조원을 사용하여 서민경기를 회복시키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발표가 뉴스의 전면을 차지하고 있지만, 결과에 대하여 기대를 하는 사람은 많지가 않는것 같다.
상류에서 솟아지는 자금의 흐름들이 메마른 논바닥까지 젖어들이기에는 사회조직들에 대한 불신의 벽이
너무도 높다는 생각이 든다.
관리하는 공무원과 집행하는 금융기관들에 대한 불신감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그런가 하면
경제적어려움이 있을때 언제나 그랬듯이,  이 나라의 스포츠 전사들은

한국야구의 세계정상을 앞두고 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먹고사는 어려움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에 대한 스트레스를, 한순간 잊게 하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듯 하다.
내일 일본과의 지겁고 짜증나는 5차전의 결전을 앞두고 긴장감이 온 나라를 뒤덥고 있지만, 세계정상이라는
꿈이 이루어 지기를 바라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내일의 결전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 하루 열심히 뛰어다녔던것 같다.

내일의 가능성에 대한 강한 믿음과 포기할 수 없는 삶의 이유들이 있었기에...

내 친구 모두는

논바닥이 흠뻑젖어드는 그날에 건강한 몸과 살맛나는 기분으로 진한 쇠주맛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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